과거 2024년 미국 대선 캠페인 당시,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암호화폐 업계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열정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제 그는 대통령직에 앉은 후, 실제로 Web3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조치 중 하나는 암호화폐 및 AI 기술을 전담하는 연방 정부 직책에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를 임명한 것이다.
실리콘밸리 베테랑인 데이비드 삭스는 결제 회사를 창립한 경험이 있으며, 벤처 캐피털리스트로서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이러한 그의 배경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ubsequent ventures of the PayPal Mafia
데이비드 삭스 - 실리콘 밸리의 거장
데이비드 삭스는 52세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기업가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1999년 PayPal에서 기술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결국 PayPal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까지 올랐으며, 피터 틸(Peter Thiel), 일론 머스크(Elon Musk),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등과 함께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의 일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PayPal을 떠난 후 다양한 혁신적인 기술 스타트업을 설립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다.
2002년 eBay가 PayPal을 15억 달러에 인수한 후, 삭스는 연쇄 창업가이자 투자자로 변신했다. 그는 가계도를 추적하는 플랫폼인 Geni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도구 Yammer를 설립했으며, 후자는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인수되었다. 또한, 그는 인사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Zenefits의 CEO를 역임했다. 2017년 삭스는 벤처 캐피털 회사 Craft Ventures를 공동 창립했으며, 이 회사는 래핑된 비트코인(WBTC) 발행사 BitGo, Meta(구 페이스북), Airbnb, SpaceX 등과 같은 유명 기업에 투자했다. 또한, 그는 Multicoin Capital을 통해 Solana에 대한 초기 투자를 진행하며 전통 기술 산업뿐만 아니라 신흥 암호화폐 생태계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삭스는 All-in Podcast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면서, 주요 비즈니스 이슈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한편, 전반적으로 우파 성향의 자유지상주의적 정치 견해를 공유해왔다.
David Sacks (top right) as a member of the All-In Podcast
암호화폐에 대한 견해
삭스의 새로운 리더십 역할에는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책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영받고 있다. 업계를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진 삭스는 트럼프의 ‘완화된 규제(light-touch regulation)’ 비전에 맞춰 디지털 자산에 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삭스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Solana와 상당한 재정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벤처 캐피털 회사 Craft Ventures는 BitGo 및 Bitwise와 같은 암호화폐 기업에도 투자했다. Solana는 한때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에 의해 적극적으로 홍보된 바 있다.
삭스의 임명을 발표하면서 트럼프는 삭스가 “암호화폐 산업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법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미국 내에서 암호화폐가 번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삭스는 트럼프 행정부 내 친(親) 암호화폐 인사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으며, 여기에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인 폴 앳킨스(Paul Atkins)도 포함된다.이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를 취했던 바이든 행정부 시절 SEC의 강경한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삭스의 임명은 보다 유연한 규제 접근 방식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며, 안정성과 성장을 기대하는 암호화폐 업계에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견해
삭스는 AI를 전쟁 및 국가 안보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는 인물이다. 4월에 방송된 All-In 팟캐스트 에피소드에서 그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미국 방위산업 이니셔티브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AI 산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Glue라는 AI 기반 직장용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바 있다. 또한, AI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지지하며, 대부분의 온라인 콘텐츠가 공정 이용(fair use) 원칙에 따라 AI 훈련에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뿐만 아니라, 삭스는 AI 검열(AI censorship)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AI에 대한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새로운 암호화폐 및 AI 정책 책임자(crypto and AI czar)로서 규제 완화(deregulation)를 추진하고, 미국 AI 산업의 혁신을 적극 장려할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서의 조치
2025년 2월 5일,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는 미국 정부 최초의 공식 디지털 자산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서 삭스는 비트코인(BTC) 및 디지털 자산을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이 금융 기술(fintech)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혁신을 국내에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삭스는 미국 의회(하원 및 상원) 내 암호화폐 입법을 전담하는 공동 실무 그룹(joint working group)을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고, 미국 내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글로벌 금융에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려는 광범위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의회는 두 가지 주요 법안의 입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Fit 21 법안을 기반으로 구축된 시장 구조 법안은 디지털 자산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규제 기관의 감독 권한을 지정하며, 공정한 준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한가지 법안은 상원의원 해거티(Senator Hagerty)가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며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기초를 마련하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삭스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금(Bitcoin Strategic Reserve) 설립 가능성을 검토 중임을 언급했다. 만약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미국은 디지털 자산 경제의 선두에 서게 될 것이며, 비트코인(BTC)과 나아가 암호화폐 전체를 자산 클래스로서 정당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