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최근 거의 두 달 동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한번 강세장이 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전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디파이의 폭발적인 성장은 벌써부터 2017년의 열기와 비견되고 있지만, 크립토 시장은 옛날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크립토 시장은 지난 3년간 금융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구축해왔습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보다 수월해진 명목 진입, 점차 경쟁을 더해가는 거래소 상황, 실제 상품을 포함한 프로젝트, 주요 수탁관리자, 기관의 관심, 거기에 옵션에서 무기한 스왑까지 급증하는 파생상품 시장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2일, 검은 목요일이라 불리는 대규목 폭락을 겪었음에도, 2020년 현재, 파생상품은 특히나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BTC 하나만 보더라도 미청산 선물 계약이 계속 쌓여 40억달러(USD)를 넘어섰고, 여러 잡다한 알트코인 파생상품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시장이 침체되고 가격이 반 토막 나긴 했지만 대체 금융 시스템에 필요한 보수공사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 주류로 편입될 때까지 할 일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렇다면 파생상품 시장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겠지만 퍼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첫째, 크립토 시장이 특기가 무엇인가요?
크립토 파생상품 시장에 필요한 것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시장의 특기를 확인하고 가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시장의 특기를 모두 아울러 표현해 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바로 혁신입니다.
크립토 파생상품, 특히 굉장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무기한 스왑 계약은 레거시 시장에서 오랫 동안 이루지 못했던 분야를 힘차게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펀딩율(또는 펀비, funding rate) 매커니즘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오늘날의 주요 파생상품 플랫폼을 잘 살펴보면 스테이블 코인, BTC를 비롯한 여러 크립토 자산에 대한 크로스 마진 담보(cross-margin collateral)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페멕스에서처럼 점차 더 빨라지는(liquid) 알트코인 무기한 스왑(perp), 청산 엔진을 통한 현명한 팅커링(tinkering), 탈중앙화 금융과 중앙화 오더북의 교차로(예. 덱스(DEXs))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0X까지 레버리지를 거는 건 대부분의 리퀴드 거래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석이 되었고 레버리지 토큰으로 ERC-20 토큰용 마진 포지션도 어디에서든 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파이와 세파이 시장 모두에 연결된 인터페이스, 비트와 이더 옵션 미결제약정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 이미 최고점(ATH)까지 치솟았습니다.
여러 차례 미결제 약정이 완전히 전멸하면서 (특히 3월 12일)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오버 레버리지에 대해 우려하게 되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시장은 더없이 건전한 상태입니다. 사실 비트코인은 1만1천달러(USD)에서 그 어느때보다 건전해 보였습니다.
레거시의 족쇄 없이, 크립토 거래소와 디파이 프로젝트(예. 페멕스, dYdX, 신테틱스 등)는 금융 세계를 개척하여 오픈 네트워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크립토 파생상품의 미래 잠재력은 강력하다는 말로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에는 양날의 검인 것도 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크립토 파생상품 시장에서 무엇보다 양날의 검처럼 보이는 측면은 바로 규제입니다. 중앙 집중형 파생상품 거래소 중 많은 수가 알기 힘든 외국 현지를 거점으로 잡고 운영하는 방법으로 미국 정부의 분노와 규제의 손길을 피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점은 거래소들이 지리적으로 분산되고 거래소들간 규제차익이 생기면서 엄격한 규제 감독하에서라면 쉽지 않았을 정교한 상품들이 탄생하는 등 혁신의 온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부정적인 점은 단일 규제가 명확히 수립되어있지 않다 보니 일반적으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자자를 제제하기도 쉽지 않고 전체 시장도 점차 난해해지면서 기관 참여자의 위험도 커졌다는 겁니다.
자체규제라는 개념이 파생상품 거래소에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대체 금융 시스템의 기둥을 명확하게 세워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다들 모른척하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는데 바로 파생상품 시장 중앙 청산소가 없다는 점입니다. 청산소는 레거시 금융 파생상품 시장의 척추 같은 존재로, 회원 브로커, 거래소, 혼란의 시기에 시스템상의 위험으로부터 시장을 지켜주는 엄청난 양의 자본을 모두 다루게 됩니다.
청산소가 없으면, 파생상품 인프라로 유입되는 자본의 상한선에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스러운 건 이미 널리 알려진 문제라는 겁니다. 향후 시장 상황을 예상하면서 주요 거래소가 가장 우려하는 건 최근 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예. 디파이) 다시 한번 강세장이 몰아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2017년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면 시장에 자본이 쏟아질 겁니다.
크립토 파생상품 시장에 필요한 또 다른 요소는 최근 그 초기 단계를 거치고 있는 중앙 거래소로의 비-수탁형 통합입니다.
파생상품 투자자는 아주 분명하게 시장의 유동성을 추종하고, 유동성은 현재 중앙집중식 거래소(CEX. Centralized exchange)가 압도하고 있습니다. 유동성이 유동성을 낳습니다. 그러니까 CEX가 앞으로 dYdX 등 유동성과 실적 한계에 직면한 덱스 시스템과 비교할 때 대부분의 파생상품 규모를 축적할 것이라는 건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수탁형 디파이 플랫폼이 생기면 마운트 곡스(MT. Gox)에서 코인체크(CoinCheck)까지 이어진 해킹 사건을 목격하고 중앙집중형 거래소의 보안 위험을 우려하던 초기 크립토 지지자들을 다시 끌어올 수 있습니다.
CEX의 가장 큰 관심은 부상하는 디파이 프로젝트와 협력하여 CEX 시스템과 비-수탁형으로 연결하는 겁니다. 사용자들은 비-수탁형 지갑과 트레이딩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EX가 자체 수탁 솔루션을 플랫폼에 통합할 수 있다면, CEX와 디파이 플랫폼, 투자자 지갑 간 보다 유동적인 자본 흐름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단순히 CEX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순(net) 긍정 효과를 갖습니다.
디파이 프로젝트와 CEX가 유동성을 유도하는(예. 유동성 채굴) 새로운 방법들을 천천히 시도하면서, 크립토 파생상품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기발한 방법이 떠오르길 기대합니다.
시장에 필요한 퍼즐 조각을 찾기 위한 해결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증명될 겁니다. 크립토 파생상품 시장이 인상깊은 상황에서 혁신의 애호가임을 입증하였던 것처럼, 향후 몇년 안에, 아니면 그보다 빨리 크립토 시장에 필요한 찾는 과정이 시작될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잘 지켜보는 겁니다.